MONGOLIA '09 ~'11

일기 (5월 28일 ~ 5월 31일)

stella2022 2009. 7. 1. 01:27

5 28() 

 

오전 수업을 마치고 White House라는 호텔의 한식당으로 우리 단원들과 코이카 사무소 소장님 이하 직원들이 모두 모였다. 대사님과의 만남이 있다.

대사님은 이라크, 이스라엘, 프랑스 등지에서 대사를 지내신 분이다. 생태찌개와 돼지불고기, 오징어 볶음과 맛있는 반찬들이 가득하다.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소개를 받으며 질문도 하신다. 내게는 몽골의 음악 수준이 어떤지 물으신다. 한국에서 몰랐던 몽골의 음악 수준이 알고 보니 상당히 높더라고 말씀 드리고, 그러나 학교 시설이 열악하다는 말씀도 덧붙였다.

 

식사를 마치고 대사관으로 가서 무현 전 대통령의 영전에 조문을 드렸다. 마음이 아프다

 

다시 학원으로 가서 오후수업을 마치고, 이어서 연세친선병원의 부원장님이 몽골의 지방도시에서 아플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특강을 해주셨다. 6월에 연세친선병원과 협력하여 비젼케어(NGO)에서 무료개안수술을 하러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특강이 끝나고 이에 대해 여쭈어보니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으신다. 큰오빠 친구인 김동해원장님(비젼케어 대표)을 알고 있다고, 언제 오시는지 물었더니 6 23일에 오신단다. 안타깝지만 자선음악회 진행을 도울 수도, 인사를 드릴 수도 없겠다. 다르항에서는 내년에 계획 중이시라니 그때는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숙사에 돌아오는 길에 <브라질리안 바베큐> 레스토랑을 발견하고는 이번 주말에 저기서 외식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째 몽골에서 더 잘 먹는 것 같다. ㅎㅎ ^^

저녁도 잘 먹고, 정주가 다운받아 온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봤다.

 

5 29()

 

오전 수업 후에 학원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정부청사 견학을 시켜주었다. 정장에 구두를 꼭 신으라고 하여 몽골에 와서 처음으로 구두를 신고 걷는데 발이 아프다. 정부청사는 수흐바타르 광장 바로 뒤편 건물인데, 원래는 극장 용도로 지어졌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이 의회를 여는 모습을 2층에서 구경하고 있는데 잠깐이지만 우리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곧 대통령이 온다고 하여 역대 국무총리의 초상화를 둘러보고 한 시간 만에 견학을 마쳤다.  

 

 

 정부청사 견학

 

 

우리들 몇몇은 학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기숙사로 와서 편한 옷과 신발로 갈아입고 간단히 라면에 밥을 말아먹고는 오후 수업을 하러 갔다.

 

날씨가 추워서 브라질리안 바베큐 집에 가지 않고 부추 부침개를 해 먹기로 했다. 시장에 들러 사온 재료를 동은 언니와 내가 깨끗이 다듬고, 정주가 부추전을 부친다. 그리고 정주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두릅짱아찌를 넣어서 간단한 깁밥도 만들어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오늘도 영화 한편 <벤쟈민 버튼의 거꾸로 가는 시계>를 봤다. 

 

5 30()

 

오늘은 바트숨베르의 요양소로 봉사활동을 가는 날이다. 아침 7 30 출발.

다르항에 갈 때는 도로가 닦여 있어서 그나마 나았는데, 바트숨베르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이고 때로는 길 없는 초원을 달리기도 한다. 엄청나게 덜컹거린다. 자다가 유리창에 머리박기를 여러 번.. ^^;

 

 

바트숨베르로 가는 길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이 요양원에는 자녀가 없는 노인들이 머무르고 있다. 현재 두 명의 코이카 단원이 간호사와 사회복지사로 활동 중이고, 곧 한 단원이 떠나면서 다른 단원이 파견된다.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우리들은 먼저 준비한 공연을 했다. 정효의 가야금연주와 사물놀이 공연. 모두들 흥미롭게 관람하신다. 그리고 싸온 도시락을 먹고, 요양소에서 우리를 위해 준비해주신 양고기 바베큐(허르헉)를 모두들 맛있게 먹고(나는 양고기 냄새가 안 맞아서 못 먹음..--;) 냄새 맡고 몰려든 몇 마리 개들에게 뼈다귀를 던져주었다. 오후에는 조 별로 화장실 청소, 방 청소, 근처 강가의 쓰레기 청소를 했다. 미용분야의 명숙이와 선배단원 한 분은 할머님들의 머리를 잘라드렸다. 

 

 

허르헉을 만들어 주셨다.

 

 

돌아오는 길에 뒤따라 오던 버스가 안 와서 다시 돌아가보니 멈춰있다. 기름이 떨어졌단다. 이렇게 황당할 데가.. 길도 없는 초원에 주유소가 어디 있다고 기름 체크도 안 했담어쩔 수 없이 우리 차에서 기름을 조금 덜어 넣어준다. 우리 차도 기름이 얼마 없다던데, 이러다 단체로 야영할 판국이다. 마을까지만 가면 기름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 얼마 안 가서 포장도로가 나오고 주유소에 도착했다. 몽골에서 차로 여행할 땐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다.

 

 

야영을 해야하나..?

 

 

 

오늘 하루 6시간 이상 덜컹거리는 차로 움직였더니 무지하게 피곤하다. 하지만 아직 하나의 스케쥴이 더 남아있다. 헙드와 초이발산에서 활동 중인 선배단원의 학생들이 울란바타르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그 개막식에 참여해야 한다.

카페 같은 곳을 빌린 전시회장에 작품들이 걸려있다. 컴퓨터그래픽을 3개월 배우고 만든 작품이라는데 상당히 잘 한 것 같다. 이렇게 교육을 받고도 직장을 못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울란바타르까지 와서 전시회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잘 구경하고 집으로 와서 얼른 씻고 쉬고 싶었는데 더운 물이 안 나온다. 하필 오늘 안 나올 게 뭐람. 씻을 물을 끓이는 동안 오늘도 라면에 밥을 대충 말아 먹었다. 다 씻고 나니 더운 물이 나온다. ㅋㅋ 빨래나 해야겠다.     

 

5 31() 성령강림대축일

 

허리가 쑤신다. 한 일은 별로 없는데 덜컹거리는 차에서 여러 시간 시달린 것이 상당히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미사를 드리러 주교좌 성당으로 갔다. 지난 주 공지시간에 여름캠프를 위한 기부를 요청하셔서 홈스테이 비용 지불하고 남은 꽁돈 36달러를 주교좌 성당의 수녀님들께 드렸다.  

 

내일은 모자(母子)의 날, 우리의 어린이 날과 비슷한 날이다. 미사 후 도미니카 수녀님이 준비해오신 선물을 아이들 수에 맞추어 포장하는 일을 도와드리고, 아이들과의 놀이를 하고 나서 선물을 나누어주었다.

 

오늘도 수녀님께서 점심을 초대해주셔서 수녀님 댁으로 향했다. 식사 전에 수녀님 댁에 마련된 작은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성령 은사가 씌어진 문구를 받았다.

 

Understanding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말씀이다.

 

내 뜻으로 이곳에 왔으면 일이 잘 안 풀릴 때 실망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주님의 이끄심으로 온 것이라면 일이 안 풀릴지라도 마음은 평안할 수 있다는 수녀님의 말씀도 참 마음에 와 닿았다.

 

 

 돈보스코 수녀님들이 사시는 아파트 방 하나에 마련된 작은 성당

 

 

 

맛있는 된장찌개와 다진 고기 볶음, 한국에서 온 깻잎 등으로 식사를 마치고 박 노미니카 수녀님의 카푸치노까지 마시고 돈보스코회 반지, 성모자상이 담긴 뺏지를 오늘도 선물 받고, 장 보러 나가시는 장 도미니카 수녀님과 함께 스카이 백화점으로 함께 갔다. 장 도미니카 수녀님은 내일 모레 한국으로 가신다. 예전에 알고 지내시던 분이 수녀회에 땅을 기증한다고 하여 잠시 다니러 가시는 거다. 

 

학생들과 전시회를 열고 있는 단원의 격려 차, 백화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다시 한번 전시회장으로 갔다. 우리 기수들 몇몇이 이미 와 있었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근처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독일 빵집에 들러 빵도 사고 기숙사로 돌아와 저녁을 해 먹었다.

 

동은 언니의 취중진담 동은 언니도 나 때문에 신경 거슬리는 일이 좀 있는 것 같다. 난 나름대로 조심하고 배려한다고 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Understa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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