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abendblatt.de/kultur-live/article212870923/Rachmaninow-ein-Achttausender-aus-Toenen.html
16.12.17
HAMBURG
라흐마니노프, 8천미터 고도에서 울려퍼진 선율
Florian Zinnecker
함부르그. 8천미터 높이의 등반을 하는 데 겨우 반시간이 걸렸다. 그리고나서 인터미션, 엘브필하모니 로비에서 청중들은 숨을 돌린다. 8천미터 고도, 다름 아닌 낭만 세계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말한다. 지상에서 고도를 바라볼 때 그저 짐작할 수밖에 없는 그 높이는 등반하기 얼마나 어려운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다만 압도적인 아름다움일 뿐이다.
이 밤의 정상에서 모든 것을 제압한 이는 23살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그의 고국 한국에서 이미 한참 전에 스타가 되어버린 그는, 아마도 유럽에서 위대한 커리어를 시작한 것 같다. 도입을 이끄는 솔로에서 그는 단순한 도움닫기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긴장과 결전의 즐거움을 하나의 커다란 곡선으로 그려나간다. 이 협주곡은 흔히 머리와 심장과 손가락기술을 과시하는 곡이다라고 인식되곤하지만, 또한 오케스트라를 염두에 두고 완성된 곡이다. 35세의 Krzysztof Urbański 지휘로 NDR엘브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의해 이루어진 오늘밤의 연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말그대로, 협력하는 동지로서 아주 많은 일이 일어났다. 때로 누가 이끌어주고 누가 이끌리는지 분명하지 않았는데, 정상을 향해 가는 길에 서로가 서로를 기다려주며 동행하는 것 같았다 - 모든 것이 집약된 그런 강렬한 순간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채기 위해 잠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모든 흥망성쇠를 정확히 꿰뚫어 판단한 위대한 예술.
2부에서 Urbański와 오케스트라는 두 번째 정상에 오른다: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로마오와 줄리엣” 모음곡이다. Urbański는 거친 모퉁이들을 깔끔하게 다듬어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모든 것이 활기있고 신선하게 들리고, 정상에 한번 올랐던 튜바의 마지막 음이 울려퍼질 때까지 곡의 긴장이 유지된다.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도달한다. 그러나: 첫 번째 정상보다 높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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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8천미터라 썼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세계 최고봉의 산들이 8천미터를 넘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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