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피아니스트
키신은 저녁 Combin홀에서, 그 다음날 오전에는 베르비에 교회에서 조성진의 연주가 있었다.
한 명은 이미 유명한 거장이고, 다른 한 명은 2015년 바르샤바 쇼팽콩쿨의 우승자이지만 아직은 세계정상급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데 반박할 여지가 없다. 연주 프로그램은 일부 비슷했는데, 키신은 쇼팽, 슈만, 드뷔시, 스크리아빈을, 조성진은 드뷔시, 슈만, 쇼팽을 연주했다. 큰 홀에서의 키신 연주는 매진, 조성진이 연주한 교회는 다 차지는 않았다.
예브게니 키신은 오래 전부터 두 말할 필요 없는 거장에 속한다. 그러나 그의 연주가 한결같지는 않았는데, 그의 모습이 완벽하지 않았던 적이 몇 해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편안해보였고, 그의 등장에 경의를 표하며 박수를 치는 청중을 향해 미소지었다. 쇼팽의 녹턴 3곡이 아름답게 시작되었지만 조금 평이했고, 슈만 소나타 3번 op.14 는 대가다운 탁월함이 있었지만 피날레에서 열정이 약간 부족했다. 인터미션 후에는 끌로드 드뷔시의 프렐류드 1권에서 6곡, 2권에서 두 곡을 들려주었다. 여기서 그의 섬세하고 신중한 터치의 예술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이 곡들의 매우 다양한 성격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의 소나타 4번 op.30 에서도 대가다운 면모를 볼 수 있었으나, 두 번째 악장에서 역시나 격정이 조금 부족했다. 슈만에서도 가볍게 처리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모든 것을 담아 연주했으면 어떨까 아쉽다. 인상적인 리사이틀이었지만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고 할 수는 없겠다.
1994년생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부로 나뉘어진 리사이틀을 모두 끌로드 드뷔시의 “영상”으로 시작했다. 그도 풍부하고 섬세한 터치의 소유자로, 드뷔시를 아마도 어떤 “형체가 있는”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풍부한 뉘앙스로 표현했다. 로베르트 슈만의 환상소품 op.12 8곡은 완전히 설득력 있었다. 완전하지만, 결코 딱딱하지 않고, 함축적이었다. 노래하는 피아노 울림은 슈만에 이상적이었고, 진정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연주였다.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 하나의 체험이었다. 프레데릭 쇼팽의 소나타 3번 op.53도 거의 비슷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효과적인 연주였다. 이 곡도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일이었지만, 가끔 조금 힘이 넘쳤고, 1악장과 3악장에서 약간 늘어졌다. 그러나 총평하자면, 이 리사이틀의 청중들에게 감동과 이득을 안겨주었으며, 벌써 많은 것을 채운 젊은 피아니스트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앵콜을 재촉하는 청중들에게 키신은 3곡, 조성진은 2곡을 더 선사했고, 기립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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