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Koerner Hall 데뷔무대에서 쇼팽콩쿨 우승의 이유를 보여준 조성진
Review by David Richards
Toronto on October 29th 2018
다음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Martha Argerich, Yundi Li, Krystian Zimmerman, Maurizio Pollini, 그리고 조성진? 쇼팽국제콩쿨에 우승하면서 국제적인 피아노 스타덤에 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면, 바로 그렇다. 1927년 쇼팽콩쿨이 시작된 이래로 단 16명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1955년부터 5년마다 한번 개최되는 이 콩쿨은 루빈스타인, 차이코프스키, 파데레브스키 콩쿨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콩쿨 중 하나이며, 최근의 우승자가 조성진이다.
한국인 최초의 우승자 조성진은 그의 고국에서 곧바로 “락스타”처럼 환호받았고, 21살부터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인생은 공연과 레코딩으로 정신없이 돌아간다. 우승 직후, 도이체 그라모폰과 바라마지않던 레코딩 계약을 했고, 지금까지 3개의 앨범을 출시했다. 가장 최근의 음반은 끌로드 드뷔시의 솔로 피아노 컬렉션이다.
조성진은 물결치는 금발머리 혹은 라흐마니노프처럼 거대한 손을 가지고 있거나, 신세대 피아노 셀러브러티처럼 매혹적인 의상을 입고있지는 않았다. 키와 외모에서 그는 지극히 평범하고 젊고 날씬한 24살 청년이다. 그러나 그가 피아노에 앉으면, 겸손하고 한가지만을 생각하는 태도는 오로지 음악으로 향해있다. 과장된 showman 같은 제스쳐가 아닌 그의 바디랭귀지는, 그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한층 보강해준다. 몸을 미묘하게 움직이거나 원하는 소리를 상상하며 만든 섬세한 프레이징을 듣기 위해 시선을 위로 향한다. 그의 음악적 직관력은 카리스마 있다. 어제 Koerner Hall에서 열린 토론토 데뷔는 그의 예술성과 피아니스트적 능력에 조금의 의심도 남겨놓지 않았다.
드뷔시와 쇼팽 프로그램은, 프레이즈를 만들고 섬세한 붓과 다양한 색채로 음악적 그림을 그리는 그의 능력을 잘 보여주었다. 조성진은 전반부를 끌로드 드뷔시의 영상 1권 L. 110으로, 후반부를 영상 2권 L. 111로 시작했다. 그는 “물의 반영”에서 물결을 묘사하는 화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듯 다루었다. 그의 드뷔시는 광범위한 색채와 질감으로 묘사됐다. 오리엔탈 사운드의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날쌔게 움직이는 “금빛 물고기”는 드뷔시가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바로 그 소리였다.
인터미션 전과 후에 연주된 곡은 프로그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쇼팽의 음악이었다. 여기에 그의 서정성과 드라마틱한 센스가 가득했다. 전반부에서 Ballade No. 3 A flat Major, Op. 47와 Polonaise-Fantasie A flat, Op. 61이 연주되었다. 조성진은 기교가 과잉되지 않도록 삼가면서 영혼을 찾아냈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쇼팽의 Sonata No. 3 B Minor, Op. 58은 그가 충분히 자격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다. 음악계는 그의 세대에 속하는 피아노의 대가들 속에 그의 자리를 만들었다. 섬세한 실크 리본 같은 단순한 선율의 Largo가 특별히 좋았다. 4악장은 화려한 결말로 종결되었다.
무대 위에 별도의 좌석까지 놓아야 할 정도로 가득했던 청중은, 이 콘서트가 토론토의 음악일정에서 메이져 이벤트였음을 증명한다. 조성진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첫 번째 앵콜은 드뷔시의 “달빛”이었는데, 마치 Koerner Hall에 달빛이 내려비치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앵콜은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 10번 F Major로,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대단했다.
조성진 돌풍은 계속된다. 그는 어제의 Koerner Hall 공연 이틀 전 밤, 시카고에서 슈베르트와 무소르그스키를 연주했다. 다음 주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11월과 12월에는 서울, 홍콩, 헬싱키에서 연주를 이어간다.
연주를 마치고 CD에 싸인하는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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