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HALLE
톤할레에 울려퍼진 세계최고의 연주
4. 10. 2019
뒤셀도르프.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 뒤셀도르프 톤할레의 청중들에게 연주를 들려주다. 기립박수.
Günter Schultz
1994년생 조성진은 서울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로, 6세에 피아노를 시작, 18세에 파리로 가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했으며, 21세에 유명한 쇼팽콩쿨에서 우승했다. 지금은 베를린에 살고 있는데, 드디어 하이너스도르프-데뷔에서 뒤셀도르프 청중들 앞에 섰다. 여기까지가 그의 짧은 이력이다.
톤할레에서 경험한 것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비평가로서 한번 시도해보겠다. 선명하고 차별적인 타건, 빛나는 진주처럼,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가벼운 진행들, 거칠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처리된 화음, 노련하고 색감 가득한 다이내믹: 이 모든 것들이 조성진의 탁월한 피아노 연주를 표현하는 말이다. 물론 그의 연주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진지함과 성실함, 솔직함으로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그것을 표현하려는 노력은 그를 비범한 연주자로 만든다. 그는 몸과 마음을 다하는 음악가이고, 그 영혼은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베르그, 리스트로 꽉 차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울림을 마법처럼 만들어낸다.
차분하게 시작된 모차르트 판타지 d단조 KV 397은 19세의 모차르트가 처음으로 함머클라비어를 위해 작곡한 B♭장조 KV 281로 연결되는데, 조성진이 구사하는 부드럽고도 빛나는 음색은 초기 피아노의 소리를 닮았다.
프로그램의 기본 아이디어는 “판타지”로서, 이것은 즉흥적 요소를 드러내는 음악형식이다. 슈베르트의 “방랑자판타지 C장조” D 760에서 그는 풍부한 음색의 장관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힘찬 코드와 유연하게 변화하는 소리의 스펙트럼, 섬세하게 빛나는 선율을 담고 있었다.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알반 베르크의 "b단조 소나타 op.1"은 브람스의 후기 피아노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조성진은 이 곡을 철저히 후기 낭만주의의 제스처로 표현해냈다.
복잡하고도 정제된 성숙함으로 연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빈 틈 없이 프란츠 리스트의 “b단조 소나타”가 이어졌다. 긴밀한 형식적 짜임새에도 불구하고 자주 바뀌는 템포는 이 밤 즉흥연주의 정신을 그대로 발현시켰다. 흐름의 노련함 그리고 극도의 긴장을 담은 피아니시모, 정령이 춤추듯 건반 위를 날아다니는 손가락, 거기에 더해 거의 바로크적으로, 가볍게 던져지는 푸가, 그리고 마침내 렌토 아싸이에서 숨죽이며 울려퍼지는 영혼의 음들.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토록 복잡하고도 정제된 성숙함으로 연주하는 것을 언제 들어봤던가?
세계최고의 연주에 기립박수가 터져나왔고, 쇼팽과 슈만의 곡으로 앵콜이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뷰 &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성진의 새앨범 <Wanderer 방랑자> 소개 - 유니버설 뮤직 (0) | 2020.02.21 |
---|---|
그슈타드 페스티벌이 선보이는 – 산속의 월드스타들 2020.02.16 (0) | 2020.02.17 |
조성진- 라이스할레의 젊은 거장 - 함부르크 2019.10.02 (0) | 2019.10.03 |
Bachtrack 리뷰 - 2019.09.01 (0) | 2019.09.02 |
Klassik begeistert 블로그 리뷰 2019.09.01 (0) | 2019.09.02 |